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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이야기들

자전거를 고치러 간 치과의사

by braceinfo 2009. 6. 8.
아이들의 자전거를 손보러 자전거포에
-->이거 참 오래된 말이네요^^ 자전거 가게. 자전거 수리점 이게 요즈음 말인가?
하여간에 다녀왔습니다.
어느 정도부분은 제가 직접 하는데 이번 고장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더군요^^



<첫번째 그 곳>

동네에서 15분쯤 걸어가면 있는 새로 생긴 자전거가게에 갔지요
주인은 젊은 친구였고 자전거를 휙 보더니
한 대의 뒷바퀴는 많이 휘어서 바꿔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어부분은 손잡이부터 전부 바꿔야한다고 하구요.

다른 한 대는 앞바퀴에 펑크가 난 듯하다고 이야기했고
2-3일만에 바람이 빠지는 걸 확인했다고 제가 얘기했습니다.
바람넣는 부분의 고무가 삭아서 그런 것이라고 그 부분을 바꾸더군요.
그럼 뒷바퀴도 그렇지 않을까요? 어차피 같은 시간을 사용한 건데...라고 했더니..
그러면 제가 하루종일 그것만 바꾸고 있지 않겠어요..라고 퉁명스럽게 이야기합니다.
 
너무나도 무성의한 대답과 태도에 살짝 화가 나려고 했습니다.
조용히 고무부품을 바꾼 비용을 주고 돌아옵니다.
조금 거리가 멀지만 다른 자전거포로 향합니다.

<두 번째 그 곳>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
연세많으신 분이 운영하시는 곳인데..
제가 어렸을 때
자전거를 고치러 가던 곳입니다.

집에서는 20-30분쯤 걸어가야하고
주차도 안되는 곳이라
무작정 끌고 가야하죠~

나름 더워진 초여름날씨에
자전거를 끌고 가자니 제법 덥습니다.


도착해보니 조그만 아이와 엄마가
아이 자전거를
고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예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정겹더군요.





기다렸다가
제가 가져간 자전거를
손봐주시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뒷바퀴 안쪽 축이 오래되어서 뒷바퀴가 흔들리는 것 같다고 하시며  능숙하게 자전거를 분해합니다.

뒷바퀴 축역할을 하는 부품을 빼내시고
내부를 청소하고 그리고 새로운 축을 끼워넣습니다.



기어부분은 몇가지 종류를 보여주시더니
적당한 가격대의 제품을 추천해주십니다.

수리를 하는 동안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었고
가게 옆쪽의 개 한마리를 물끄러니 저를 쳐다봅니다.



일을 마치실 때 쯤
옆의 작은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서 한 병 드리고 계산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그 느낌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그 젊은 자전거 가게 주인은 무슨 생각을 하며 장사를 할까요?
자전거를 파는 것은 이윤이 남으나 수리하는 것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죠.
부품을 교체하고 고치는 것보다는 통으로 바꾸는 것이 쉽고 이윤이 많이 남을 수도 있겠죠
전문가인 자신이 보기엔 간단하고 별 일 아니겠지만 자전거를 끌고간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한 일일 수도 있겠죠  

그 젊은 자전거 가게 주인은 할아버지 처럼 30년씩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나의 이야기>

치과의사란 사람의 경우엔 어떨까요?

젊은 자전거가게 주인과 할아버지의 차이점은 치과의사에게도 있을까요?

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가진 생각을 읽어주고 불편한 부분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의사
환자가 모르던, 혹은 잘 모르는 부분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의사
환자의 입장에서 가능한 계획을 잡아주는 의사
따뜻한 마음과 그 곳으로부터의 상담
병원을 찾아온 환자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의사

그런 의사가 우리가 원하는 의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또 그런 의사들이 오랫동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우리 곁에 있도록 만드는 것은
제가 먼 길을 걸어 할아버지를 찾아간 것과 같은 그런 마음의 환자들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