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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이야기들

리치몬드 제과점에서 병원의 미래를 보다

by braceinfo 2012. 2. 1.

홍대앞의 한 빵집이 문을 닫는다고 이 곳 저곳 언론에서 기사가 나왔다.

오래된 빵집..제과점으로 30여년간
그 자리에서 빵과 과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제과점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이 들어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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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달린 수많은 댓글들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빠져봅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작은 질문을 던져봅니다.

대기업, 브랜드, 프렌차이즈에 밀려나는
개인사업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형마트는 우리 아버지들의 직업을 빼앗아 갔습니다.]

 

동네의 작은 가게들은
이미 없어져버렸습니다.
골목골목 어귀에서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팔던 가게들은
편의점에 밀려난지 오래입니다.

편의점에서는 이제
어묵이나 핫도그, 라면 등을 팔며
작은 분식집까지 없애 나가고 있습니다.



소위 전파상이라고 불리우던 전선이나 전구, 라디오, 티비 안테나 등을 팔고
간단한 물건을 고쳐주던 곳들도 이미 없어져 버렸습니다.
고장난 물건은 이제 너무나도 쉽게 버려집니다.
서비스센터에서조차 수리비가 더 나오기때문에 차라리 그냥 새 것으로 사라고 권합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전자제품을 사는 일은 이제 사라져갑니다.
대형마트와 같은 양판점이, 온라인이, 홈쇼핑이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공산품을 받아다 파는 소매상들은
이제 대기업의 소매업 진출로 설 자리가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대형마트가...양판점이....홈쇼핑이....모습만 다를 뿐 모두 거대자본입니다.
 
대량생산과 대량구매 그리고 대량판매를 통해
소위 박리다매를 원칙으로 하는 자본력이 주무기인 자본가집단을 이길 방법은 없습니다.

또 단순 유통업이었기에 가격외에는 대단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주변에서는 우리 동네 아저씨들의 직업들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자본위주의 산업은 수공업을 사라지게 만듭니다]

없어진다는 홍대앞 빵집은 동네 가게와는 좀 다릅니다.

누군가 오랫동안 한가지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노력해온
자신의 기술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빵과 과자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며 자신의 일터를 가꿔온 사람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우리가 부러워 하는
일본의 오래된 우동집,
유럽의 오래된 레스토랑,
가업을 이어가는
수많은 개인 사업자들은
자신의 기술과 노력을
상품으로 팔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과는 달리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관련 직업은 
그 생산품이 티비나 핸드폰과는 분명 다릅니다.

리치몬드 제과점의 빵과 과자들은 그러므로 분명 공장 빵과는 다릅니다.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지은 옷은 공장에서 기계가 만든 옷과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러한 개인의 생산물에 대해
가격이라는 단순한 잣대만을 들이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 가격만큼의 무언가가..차이점이.. 있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가격이라는 잣대가 너무나도 크기에
우리 주변에서는 위와 같은 산업들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리치몬드 제과점의 폐점은 대기업 커피체인점이 만든 것이 아니라
어쩌면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브랜드와 광고로 포장한 공장의 대량생산제품이
하나하나 정성스레 만든 수제품의 가치를 덧없게 만들었습니다.

참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의료도 공장화가 되어갑니다] 

의료는 공장화할 수 없다. 자본주의가 되더라도 의료는 유지될 것이다.라는 믿음이
이제는 깨져나가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사람을 치료하는 일을 공장에서 만들어내듯이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태리 장인들이 만들던 명품 구두나 가방 들은
현재 누가 만들고 있을까요?
그렇게 말이 많은 명품백은 누가 만들까요?

브랜드만 남아있고 그 정신과 가치는 이미 없어진 공장 대량생산인 가방이
팔려나가는 것을 보면 의료도 비슷한 현실이라고 생각됩니다. 

거대자본이 공장을 어딘가에 세우고
그 곳에 이태리 장인이 아닌
값싼 노동력을 투입해 만드는
현재의 명품가방들과 같이....

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병원에서
주어진 방침대로 움직이는 의사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치료행위가 발생합니다.

철학도 윤리도 없는
오로지 자본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의료기관...



그러한 병원과 의원은 이제 모든 곳에 산재해있습니다.

일본의 우동집과 같이 자신의 원칙과 철학을 지키며 좋은 음식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워졌습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소비자의 선택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으로 가치를 판단하십니까?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이 오로지 금전적으로만 판단받기를 원하십니까?
값싼 노동력에 밀려 여러분의 가치가 사회에서 멀어지는 것을 원하십니까?

상대의 가치와 철학에 대한 비용을 인정해 줄 때
나의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한 마음가짐이 일본의 우동집 아들이 3대째 가업을 이어가길 원하는 이유는 아닐까요?


여러분 옆에 어떤 의사가 서있길 원하십니까?

그 선택은 의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방문자수가 늘어서 보니 다음메인에 노출이되었더군요..
상당히 다양한 분들이 방문하실 것으로 생각하며
제 블로그의 운영방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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