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치과교정진료를 하고 있지만 환자분들에게 많이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왜 치과마다 치료해야한다는 치아의 수가 다른가 입니다.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특징적인 몇가지 이유들을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첫 번째 글이 다음메인에 까지 노출되면서
예상외의 조회수를 기록했는데요
그러다보니 두번째 글을 쓰는 이 마당에 조금 부담스러워 집니다. ㅎ
하지만 뭐 하려건 이야기이고 할 이야기이니
어디 한 번 가보십시다~~
첫 번째 글을 아직 안읽으신 분. 먼저 읽고오시와요~
왜 치과마다 충치갯수가 다른가? [1편]
충치는 미세한 현미경적인 치아구조의 손상부터
누가봐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시커먼 것까지 그 크기와 형태가 다양합니다.
그래서 치과의사들은 그 충치를 임상적으로 4단계로 나누었습니다.
1단계는 치아의 가장 바깥쪽인 법랑질(Enamel)에 있는 충치입니다.
조금 더 진행되면 2단계로 상아질이란 곳까지 침범하게 됩니다.
2단계의 후반기가 되면 아프기 시작합니다. 신경조직(치수)가까이 근접했다는 얘기죠
3단계는 헐~~이제 신경치료해야됩니다.ㅠㅠ
4단계는 잘하면 빼버려야할 지경이지요~
2,3,4단계의 충치는 누가봐도 충치이고 누가봐도 치료해야할 상황입니다.
그렇죠?
치료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치료범위가 넓어지고 비용도 많이 들고 괴로워집니다.
조금 썩었을때 미치게 아프다면 다들 치과오실텐데
웬만해선 안아픕니다. 또 아프다가 일정단계가 넘어서면 안아프게 됩니다.
그러니 참다가 잊혀지고 그걸 반복하면서 시간은 흘러가고
그러던 중 치아가 폭탄맞은 상황이 되어서 치과를 가시게 되는거죠
썩고 무너지고 부서져서
갈때까지 간 충치입니다. ㅠㅠ
자..이야기로 돌아가서...
충치갯수가 달라지는 것은 아마 1단계 충치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의견차이일 것입니다.
1단계 충치도 현미경부터 눈에 보이는 것, 확실히 보이는 것 등등 여러 단계가 있겠죠.
문제는 이러한 1단계 충치를 치료할 것인가 아니면 지켜볼 것인가일 것 같습니다.
사진 한 장 을 보시죠...
자세히 들여다 본 어금니 4개중 3개가 충치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알고 가상의 치과로 진단을 받으러 가봅시다.
(어금니 4개만 보고 이야기한다고 가정합니다)
<서울소재 잘한다 치과>
"음 어금니 4개중에 2개를 치료해야겠어요~~하나는 아말감으로 때운데가 또 썩었네요"
<인천소재 안아파 치과>
"충치가 3개 있네요"
<제주소재 친절한 치과>
"하나는 금으로 때우고 하나는 치아색깔의 레진으로 때우면 되겠네요"
사실 비슷비슷한 얘기들이죠? 어디에 중점을 두고 설명했는냐의 차이일뿐이죠
자..
위 어금니 사진 중 1단계 초반부의 충치를 과연 치료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치과마다 충치갯수가 다른 이유의 주원인일 것 같습니다.
Q1. 충치인가.....그렇다...
Q2. 치료할 것인가...글쎄다...
이제 몇 가지 치료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을 적어보겠습니다.(제 기준입니다^^;)
; 1단계 충치중 어느 단계인가에 따라 치료여부가 달라집니다.
2. 충치의 진행여부
; 성인의 경우 충치진행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며
아이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빠릅니다. 따라서 나이도 고려요소입니다
구강내 충치유발균의 농도나 주로 섭취하는 음식물, 타액의 양 등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만은 현실적으로 그 부분까지는 쉽지 않은 것 같군요
충치를 제거하고 의료용 재료룰 그 자리를 때우면
치아와 때운 재료 사이에 경계면이 생깁니다.
이 경계면을 중심으로 다시 충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위적인 경계선을 만드는 것의 득과 실을 저울질하게 됩니다.
5. 치과의사의 진료철학(기준) ;
어느 치과의사는 모든 충치를 박멸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보이는 모든 충치를 치료하는게 옳다고 생각하며 진료에 임합니다.
또 다른 치과의사는 가급적 지켜보면서
더 이상 놔두면 안될 것 같다는 시점에 치료를 하자고 합니다.
사실 둘 중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한 쪽은 치료중심이고 한 쪽은 보존적인 가치기준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나중에 크게 썩어서 문제생기면 어쩔려고..."
" 아니...지켜봐서 충치진행이 안되면 치료안해도 될 걸
굳이 파낼거까지야~
양 쪽 다 맞는 얘기죠~
그런데 이걸...돈문제로 생각하면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그쵸?.
결론적으로 치과마다 충치의 갯수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는 스스로가 자신의 치료원칙으로 결정할 재량권을 가진 직업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 재량을 의학적인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게 양심적으로 사용해야겠죠)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충분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고
여러가지 자질구레하고 복잡미묘한 고려사항을 통해 결정된 의학적인 결론이
종국에는 치료비용과 맞물려 그 의미가 금전적인 것으로
단순화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또 다른 측면을 들여다 볼까요~~~
충치인데 치과의사가 못 본것은 없는가?
그러면 안되겠지만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극히 드문 경우이겠지만 있을 수도 있겠죠~
또 치과에서 분명 충치가 있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아무리 봐도 안보이기에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안보이는 충치를 잠시 들여다 봅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첫번째 글에서 이미 보셨던 구멍 뻥 뚫린 충치 그림을 다시 한 번 보십시다.
충치가 보이시나요?
하지만 여러분이 못보시는 충치가 있습니다.
엑스레이를 볼까요?
충치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교묘하고 복잡한 형태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안아픈데...눈으로봐서 모르겠는데...어디 충치가 있다고 그러는거냐~
하지 마시고...
꼭 정기검진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치과의사의 대부분이 정해진 기준에 걸맞게
또 환자분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운다는 점도
인정해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치과검진이 생활화되는 날까지
치과의사 블로거의 치과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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