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리고...

요즈음 졸업선물로 만년필을 사주시나요?

by braceinfo 2009. 3. 16.
언젠가 아들과 함께 교보문고에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문구코너를 두리번거리다가 적절한 가격의 만년필을 만났고
한 번 써보겠느냐고 물어봤지요~
물론 그 이전에 펜의 기원이나 발전에 대한 이야기들을 좀 나누었고
깃털달린 펜에 대해 멋있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들녀석은 흥미로워하며 한 번 써보겠다고 했고
만년필을 사온 이후 펜글씨 교본을 혼자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 6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중간중간 글씨가 좋아졌다고 자랑하러 노트도 들고오고...^^
잉크 카트리지를 몇 개썼다는 이야기도 하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아들과 둘이서 시내에 놀러나갔다가 만년필을 보러 필기구 매장에 들렸습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아들 녀석은 빤짝거리는 금속재질을 가진 만년필을 갖고 싶어합니다.

함께 고민하면서 가격과 디자인을 골라 만년필 하나를 새로 장만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 아들은 입이 찢어져 좋아라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돌아오는 길에 이야기를 하나 해주었습니다.

신언서판 [身言書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몸[體貌]·말씨[言辯]·글씨[筆跡]·판단[文理]의 네 가지를 이르는 말.
 
아들은 낄낄거리며 아직은 자기가 많이 부족하다면서
글씨연습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와 만년필에 잉크를 넣어 조심스럽게 글씨연습을 하더니
일기장을 펼쳐 일기를 이제 만년필로 쓰겠다고 합니다. 뭔가를 열심히 적습니다.

다 쓴 후에는 천으로 정성스럽게 펜을 닦아 케이스에 넣으며 절 보고 씨익 웃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어 필기체로 영어 일기를 한 바닥 써놓고 자러갔습니다.


아들이 자러 가고 난 후 몇가 지 생각을 해봅니다.

- 2009년 아이의 중학교 입학선물로 만년필을 사주는 부모가 있을까?

- 그런 만년필 선물을 받고 마음속까지 기뻐하는 아이가 있을까?

- 지금 세상에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은 필요한 일인가?

-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펜글씨 연습하는게 바람직한 일인가 ?

- 기타 등등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