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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횡단보도를 지나쳤습니다.

by braceinfo 2008.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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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왕복 이차선 도로..

초등학교 1-2학년정도의
형제 둘이 신호등없는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

서야하는데..
그래 멈춰서서 지나가도록
손을 흔들어 줘야하는데...

머리속에선
이런 생각들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갔다.

작고 귀여운 아이 둘이 횡단보도에 서있었다



다른 한편의 머리속에서는 뒷차들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출근시간 신호등도 없는 작은 도로에서 내가 길을 막고 아이들을 건네보내주는 것에 대해
들려오는 뒷차들의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난 아이들을 스쳐 지나왔다.

언젠가 국도에서 야간에 신호등을 지키다가 뒤에서 오던 트럭에 받쳐 사망한 사고 이야기다 떠오른다.

시내에서 새벽에 신호등을 지켜 서있으며 뒷차의 무지막지한 경적소리를 듣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회전하는 도로에서 횡단보도신호가 꺼지길 기다리려면
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와 뒷차 운전수의 욕을 먹는 일을 감수해야한다
 

원칙을 지키면서 사는 일과 세상에 적응해 사는 일이 반대는 결코 아닐 텐데...
왜 반대의미라고 느껴지는 것일까?

왜 내가 지키면, 나 하나라도 지키면
그런 사람들이 늘어가리라 생각하는 것과 달리 욕하는 사람들만 보이게 되는걸까..
(사실 택시나 버스에 앉아있어보면 그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

새삼 원칙을 무시하고 아이들을 지나온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또 세상에 안좋은 쪽의 적응을 보인 스스로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된다.

이 세상엔 바꿔나갈 것들이 많기에 살만한 것이리라는 생각을
다시 다짐하며 약간 벗어났던 길에서 핸들을 똑바로잡는 하루다.